제주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제주 곳곳에서 3월 24일부터 벚꽃축제가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장에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호젓한 벚꽃길을 드라이브하거나 걷고 싶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축제장보다는 벚꽃이 적지만 한적해서 나만의 축제장 같은 그런 벚꽃길, 벚꽃 명소를 추천한다.
남산봉로 벚꽃길 (성산읍, 중산간동로 삼거리~ 신풍리 사거리 / 약 3.5km)
남산봉 옆에 있는 2차선 도로로 남산봉로 처음부터 끝까지 벚꽃길이다. 성읍 쪽에서 가는 방향으로는 우리승마장(성산읍 중산간동로 4517)을 목표로 가다 보면 승마장 막 지난 전방에 삼거리가 보이고 우회전하여 들어가면 남산봉로가 시작된다.
드라이브 벚꽃길로는 녹산로보다 이 길을 더 좋아하여 강력히 추천한다.
남산봉로 벚나무는 크지는 않으나 도로가 2차선이고 갓길이 없어 벚나무가 꽉 찬 느낌이 들어 어느 부분은 벚꽃 터널을 지나는 것 같다.
갓길처럼 조금 여유 있는 부분에는 유채꽃이 피어 있기도 했는데 올해는 어쩐지 모르겠다.
2년 전만 해도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가 별로 없어 길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기도 했었지만 아마 지금쯤은 많이 알려져 그렇게 한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산봉로에는 갓길이 없어 걷기에 위험할 수 있고, 도로 중간에 주차할 만한 데가 거의 없어 드라이브로 벚꽃을 즐기는 게 좋지만, 정 주차하고 싶으면 신풍레포츠공원에 주차하면 된다.
아예 처음부터 신풍레포츠공원을 내비에 입력하고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읍 쪽 입구에서 약 1km 진행하면 오른쪽에 공원이 있는데 주차 공간이 꽤 넓고 주변에 주차할 데가 많아 주차에 어려움이 없다.
남산봉로 시·종점인 신풍리 사거리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버스 이용한 뚜벅이님들도 즐길 수 있는 벚꽃길이다.
난산로 벚꽃길 (성산읍 난산사거리~난산입구 삼거리 / 약 3.2km)
남산봉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난산로가 있다. 이곳 역시 2차선이고 갓길이 거의 없어 걷기엔 좋지 않은 벚꽃길이다. 하지만 갓길이 없어 오히려 벚나무가 가깝게 다가오는 곳이다. 이곳은 차량 통행이 뜸하고 주변에 민가도 거의 없어 한적한 곳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라 천천히 드라이브하면서 벚꽃을 즐기기에 좋은 길이다.
자배오름로 벚꽃길 ( 서귀포시 남원읍 자배봉 입구~둘레길 왕복 / 약 1.8km )
편도 약 900m로 1km도 안 되는 짧은 길이지만 나는 이 길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 이유는 자연 그대로의 시골길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길은 시멘트길인데 흙길 같은 분위기에 차선이 없어서인지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다.
풍성한 벚꽃이 화려한 도시 아가씨라면 이곳 벚꽃은 시골 수줍은 아가씨를 연상하게 한다.
이 길은 산책하듯 천천히 걷는 게 더 좋고 반려동물과 같이 걸으면 더없이 좋은 길이다. 왕복하면 거의 2km이니 짧은 거리도 아니다.
자배봉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은 아니고 자배봉 아래 길을 반 정도 돌면 벚나무가 듬성해지는데 그곳에서 돌아서면 된다.
중문동과 예래동을 잇는 벚꽃길(중문보건소~예래동 논짓물 입구 / 약 4.5km )
중문동 가로수는 중문보건소 앞의 벚꽃이 가장 풍성한 곳인데 중문관광단지 입구까지 약 2km의 벚꽃길이 띄엄띄엄 이어진다. 중문 번화가의 가로수인지라 자동차와 건물이 배경이 되어 꽃길 걷는 느낌이 반감되는 점이 아쉬운 길이다. 하지만 오래된 벚나무라 꽃이 풍성하게 달려서 그저 꽃만 보면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벚꽃길이다.
중문동 벚꽃길을 지나면 잠시 벚꽃이 안 보이다가 차로 2분 정도 이동하면 예래로 시작되는 삼거리부터 논짓물 입구까지 약2.6km의 벚꽃길이 이어진다. 예래동 벚나무도 오래된 나무가 많아 벚꽃은 풍성하다. 하지만 이 길은 보도 폭이 좁아 둘 이상이 걷기엔 좋지 않은 게 아쉽다.
예래동 논짓물 가기 전 왼쪽에 대왕수천 예래생태공원이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서 입구에 주차하고 물 흐르는 개울가 따라 걸으며 벚꽃과 유채꽃이 어울려져 있는 색다른 느낌의 벚꽃 풍경 속에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예래생태공원은 주차면이 5대 밖에 없어 예래동주민센터나 주변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올해는 예년보다 유채꽃이 적어 벚꽃과 어우려진 유채꽃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
그리고, 올해 제주의 개화가 많이 늦어 3.20 현재 중문동과 예래동 꽃이 거의 안 피었다)
호근서호로 벚꽃길 (용당삼거리~호근서호로 끝 / 약 2km)
호근동과 서호동 상가가 형성된 마을 안을 가로지르는 2차선 도로의 가로수이다.
벚나무는 오래되어 꽃은 풍성하지만 인도가 좁아 걷기에는 불편하다.
드라이브로 벚꽃을 즐기기엔 자동차 통행량도 많고 조금 번잡한 느낌이라 이른 아침에 가보길 권한다.
서호동 굿밭거리 버스정류장 부근의 벚꽃이 가장 풍성하니 그쯤의 동네 골목에 잠깐 주차하고 벚꽃놀이 하는 것도 좋겠다.
산책하기 좋은 모구리야영장 벚꽃단지(성산읍 서성일로)
모구리야영장은 성읍에서 성산 가는 서성일로에 있는 야영장으로 모구리오름이 있는 곳이다.
성읍이나 성산 쪽을 가면서 지나게 되면 잠시 쉬어가는 기분으로 들르면 좋은 곳이라 추천한다. 넓은 주차장이 있고 전기자동차 충전소도 있어 혹 전기차라면 충전하면서 주변 돌아보면 좋을 것이다. 관리실의 깨끗한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고 야영장이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력단련장 놀이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벚꽃길 끝은 모구리 오름으로 이어진다.
비고 76m의 완만한 모구리 오름은 한 바퀴 돌아도 2km 정도에 소나무숲길의 능선과 편백나무 숲길이 있어 제주 여행 중의 최고의 힐링 산책이 될 것이다.
넉넉히 한 시간쯤 잡으면 오름도 오르고 벚꽃 산책도 하는 뜻밖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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