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소풍 중

삼형제오름+남쪽1, 남쪽2 포함한 오름 트레킹 / 삼형제오름 종주 /240번 버스 이용한 삼형제오름 완주

by 오늘도 소풍 2023. 5. 6.

1997년 제주도는 오름 재조사에 착수하여 368개 오름을  [제주의 오름]이란 책자로 발간하였다. 그 책자에 새롭게 실린 오름 중에 삼형제샛오름 남쪽에 있는 오름 둘도 포함됐는데 오늘은 삼형제오름과 이 오름 둘을 묶어 산행한 것을 정리해 보았다.

진행 경로는 삼형제큰오름-삼형제샛오름-삼형제(샛오름)남쪽2-삼형제(샛오름)남쪽1-삼형제말젯오름 순서로 트레킹 했으며 그 경로를 오름 지도와 함께 포스팅한다. 

 

삼형제오름의 개요

오름 셋이 동서로 나란히 자락을 맞대고 있어서 시오름(세오름) 또는 삼형제오름(삼형제산·삼형제봉)이라고 불리며 옛 문헌에는 삼장산三長山이라는 표기도 볼 수 있다. 옛날 영실~한라산을 오르내릴 때는 으레 이 삼장산 기슭을 거쳤음이 기록에 나와 있다. (중략)
삼형제 가운데 천백도로 연변에 있는 것이 맏이로서 큰오름이란 이름을 가졌으며 가운데가 샛오름, 가장 서쪽이 막내로서 족은오름이라고 따로따로 불린다. 탐라각 휴게소 남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큰오름~샛오름 남록을 거쳐 샛오름과 족은오름 사이를 북서방향 노로오름 쪽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큰오름은 표고가 1,143m, 샛오름은 1,113m, 족은오름은 1,075m로 비고도 비슷비슷하여 각각 120m 안팎의 고만고만한 키다. 세 오름 모두 수림으로 덮였으며 큰오름은 남서에서 북동으로 긴 등성마루에 서사면이 북서향으로 다소 우묵졌다. 족은오름도 남서~북동으로 누운 등성마루에 북서쪽이 야트막이 우묵졌고 샛오름은 남북으로 긴 등성마루에 서사면이 깊게 패어서 말굽형 굼부리를 벌리고 있다. 그리고 샛오름의 남쪽으로 뻗어 내린 등성이는 기슭에 굴곡이 심한 구릉지대를 이루고 남서쪽에 봉곳한 새끼오름을 하나 거느리고 있다.
(김종철 저 / [오름나그네]2 인용) 

 제주어로 둘째는 샛-, 막내는 족은- 또는 말젯이라 하는데 지금은 말젯오름이라 부르는 막내를 저자는 족은오름이라 부르고 있다. 그리고 샛오름의 남서쪽에 봉곳한 새끼오름을 언급하고 있어 이미 삼형제남쪽1,2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  

 

삼형제오름과 새끼오름인 남쪽1, 남쪽2 지형도
삼형제오름과 새끼오름인 남쪽1, 남쪽2 지형도

삼형제 중 큰형님과 둘째(샛오름)는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자리하고 막내(말젯오름)는 장전리에 속해 있으며 삼형제 남쪽1과 남쪽2는 서귀포시 색달동에 속한다([제주의 오름] 참고). 삼형제오름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경계선에 있는 것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샛오름이 조금 몸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큰오름은 1100로에 아래자락을 내주어 동쪽이 잘려서 작아졌겠으나 몸집은 샛오름이 가장 크고 키는 역시 큰형님이 조금이라도 더 커서 삼형제가 키 순서대로 자리한 것이다. 

위 지형도를 보면 삼형제가 모두 북서쪽으로 터진 말굽형 오름인 걸 알 수 있다.  

 

1997년 오름 재조사에서 새롭게 오름에 등극한 새끼 오름은 삼형제샛오름 남쪽에 있다고 해서 이름을 삼형제남쪽1과 삼형제남쪽2라고 부여받았다. [제주의 오름] 책자에는 '삼형제(샛오름) 남쪽1', '삼형제(샛오름)남쪽2'로 나와 있다. 

 

지도를 보면서 갸우뚱거리는 부분은 남쪽1과 남쪽2의 지도상의 이름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자료에는 남쪽1은 표고 1025.6m, 비고 45m, 저경 388m이고 남쪽2는 표고 1014m, 비고 49m, 저경 357m로 나와 있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지도상의 남쪽2가 몸집이 크며 앉음새도 넓어보인다. 직접 올라보니 남쪽2가 남쪽1보다 비고도 낮았다. 수치만을 비교하면 남쪽2가 면적이 적고 비고도 남쪽1보다 높아 두 오름이 바뀐 게 아닌가 싶다.

혹시 지도 제작하면서 남쪽1과 남쪽2의 글씨를 잘못 붙인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이런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새끼오름 두 개의 이름이 바뀌었다고 문제인 것도 아니고 그 자리에 의구한데 우리가 호들갑이지. 이 새끼오름에 대해서 어떤 이는 산체가 셋이라는 이도 있고, 그냥 하나의 오름으로 봐도 된다는 이도 있고, 남쪽 1과 2를 굳이 구별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더라.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의 정보공개→공공데이터 제공→제주특별자치도_오름현황 파일(2023.3.20 수정)을 다운로드하여 보니 2023.1.31. 작성한 오름 368개에 대한 자료가 엑셀 파일로 정리되어 있다.
거기에는 삼형제 남쪽1과 삼형제 남쪽2가 아닌 삼형제(샛오름)삼형제(우보름)이란 이름으로 올라가 있다.
1997년 오름 재조사 보고서 [제주의 오름]을 기초로 해서 작성한 두 자료의 명칭이 다르니 혼란스럽고 네이버 지도의 남쪽1과 남쪽2의 위치도 정확한지 의구심이 든다. 

 

삼형제오름 트레킹 순서와 삼형제오름 들머리

 

삼형제 다섯 오름 트레킹은 큰오름-샛오름-남쪽2-남쪽1-말젯오름 순서로 하는 게 덜 힘든다. 큰오름의 정상이 1100고지에서 가까우니 큰오름 오르는 것을 생략하고 내려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노로오름 쪽에서 올라올 수도 있는데 그러면 큰오름의 가파른 사면을 올라채야 하므로 힘들 수밖에 없다. 

 

네이버 지도에서 '등산로'를 체크하면 초록선으로 등산로가 표시되는데 현재도 이용하는 등산로가 있고 지금은 없어진 등산로도 표시되어 있다.

삼형제큰오름에는 등산로가 안 보이고 오름 남쪽에 1100도로에서 들어가는 초록선이 보인다. 

하지만 이 등산로를 이용하면 큰오름을 빠뜨릴 수밖에 없어 부득이 1100고지 위에서 시작하기로 한다. 

 

1100고지 고상돈 기념비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1100고지 고상돈 기념비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삼형제큰오름 정상부는 레이더기지가 있어 전에는 엄격하게 통제했는데 얼마 전부터 통제하는 것을 못 봤다. 1100고지 주차장에 주차하고 출발한다.

레이더기지로 가는 길 따라 끝까지 가면 지금 새로운 레이더기지를 공사 중인데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현재는 완공했을 것이다.  23.4.22 산행할 때는 공사 중이라 작업자들만 있어 제재 없이 들어설 수 있었지만 군시설이 입주하면 당연히 입산 통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전에 지금 새 건물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는데 급한 마음에 오른쪽으로 치우쳐 내려갔더니 끝내 길 못 만나고 샛오름과의 경계 계곡까지 내려선다. 급경사 사면을 내려서면 조릿대 사이로 완만하게 내려가는데 산체가 커서 쉬엄쉬엄 30분가량 내려간다. 길은 건물 뒤 왼쪽으로 있는 것 같다. 

 

 

큰오름과 샛오름을 경계짓는 내창
큰오름과 샛오름을 경계짓는 내창

 

드디어 도착한 큰오름과 샛오름의 경계. 물이 조금 고여 있는 암반 깔린 계곡은 계곡이라기보다 내창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거 같다.

나는 큰오름의 오른편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여기서 왼쪽으로 내창을 타고 더 올라간다. 지도를 보며 샛오름 정상 쪽으로 가까이 가면 내창 건너편에 단단히 다져진 좁은 흙길이 무성한 조릿대 사이로 보이므로 그리 올라서면 된다. 전에는 띠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안 보인다.

이제부터 직진으로 가파른 사면을 샛오름 능선까지 올라야 한다. 비고가 123m이니 조금 숨차지만 시간상으론 20여분이면 충분하다. 능선에 올라서면 삼거리 갈림길인데 왼쪽으로 꺾어 조릿대 능선길을 조금 걸으면 확 트인 전망이 나온다. 

 

 

샛오름정상부에서 바라본 한라산
샛오름 정상부에서 바라본 한라산

한라산이 마주 보이는 지점에 서게 된다. 건너편 마주 보는 오름이 큰오름. 바라보는 오른쪽이 지금 공사 중인 새 건물로 큰오름의 정상에 건물을 지었다. 왼쪽이 기존의 레이더기지이다. 

큰오름 뒤로 볼레오름과 쳇망오름 등이 보이고 한라산의 백록담 화구벽과 선작지왓의 능선, 민대가리오름의 기다란 능선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삼형제샛오름에서 보는 서부 풍경샛오름 정상에 있는 국림공원 표지석
삼형제 샛오름에서 보는 서부 풍경과 정상의 표지석

몸을 돌려 서쪽을 바라보면 산방산과 송악산까지 보일 터인데 안개 끼었는지 사진에는 뾰족한 녹하지악과 오른쪽에 돌오름만 보이고 숲의 바다가 넓게 펼쳐진다. 능선 따라 조금 더 가면 샛오름 정상이 이른다.

오른쪽 사진이 샛오름 정상. 국립공원 경계석이 있는 곳이다. 한쪽은 국립공원이고 다른 한쪽은?

 

능선 따라 내려가면 분화구로 가는 갈림길도 있는데 종주가 목적이니까 분화구를 둘러볼 생각을 안 하고 내려가던 길 계속 내려가면 뚜렷한 갈림길을 만난다. 띠지가 여러 개 달려 있는 갈림길에서 지도를 확인하면 왼편으로 초록선이 거의 직각으로 꺾이며 길게 이어져 남쪽2와 남쪽1을 지나는 것이 보인다.

무성한 조릿대 사이로 오솔길이 잘 나 있고 제법 운치도 있어 기분 좋게 나아간다. 도중에 길이 애매한 곳이 있으면 왼쪽으로 향하면 된다. 인터넷이 끊기지 않으니 계속 지도 켜놓고 남쪽2 방향으로 가면 다시 길을 만날 것이다. 삼형제 남쪽2 가까이 가면 길이 뚜렷해지는데 이 길이 바로 1100고지 휴게소 아래쪽 500m 지점에 서 들어오는 등산로이다. 

 

 

삼형제남쪽2 정상부삼형제남쪽1 정상부
삼형제 남쪽2(왼쪽)와 삼형제 남쪽1(오른쪽) 정상부

샛오름 가까이에 있는 남쪽2를 먼저 만나게 된다. 등산로에서 보면 언덕처럼 보이는 낮은 산체가 진행 방향 오른쪽에 있으니 지도 보고 정상부라 짐작되는 곳으로 올라서면 된다.

남쪽2 정상부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남쪽1을 향하는데 도중에 잘 관리한 유택이 보인다. 묘비를 살펴보면 1842년에 卒한 밀양 박 씨 부인의 묘임을 알 수 있고 끝자락에 望月이란 글자가 보인다. 그럼 이곳이 200년 전에는 망월악? 망월봉?으로 불렸단 말인가. 

이제 남쪽1로 향한다. 여전히 조릿대 세상에서 길이야 찾을 것 없고 지도 보고 방향 잡아 나갈 뿐.

바로 옆인 데다 비고 45m이니 금방 또 하나의 오름에 올라선다. 이미 다녀간 오르미들의 흔적이 나부끼는 곳에서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거기가 남쪽1 지도의 정상과 일치하는 곳이다.

 

남쪽2를 올랐던 길로 돌아나오는 것이 조금 편할 수도 있겠으나 대충 방향 잡아 조릿대 사이 헤집고 나오니 좀 전의 남쪽2 가던 그 길에 선다. 나무 사이로 말젯오름이 보이니 이쯤에서 치고 오를까 하는 마음도 생기지만 조릿대가 너무 성하고 길 없는 숲에서 자칫 가시덩굴이라도 만나면 생고생하고 오히려 시간만 늘이니 길 찾아 가는 게 제일 상책이다. 샛오름에서 내려오면서 남쪽2 방향으로 각지게 갈라진 그 갈림길까지 다시 되돌아간다.

갈림길에서 말젯오름까지는 걷기 좋은 오솔길.

오름 하부에서 능선까지 올라서는데 샛오름보다 훨씬 부드러워 금방 올라선다. 올라선 능선에서 왼쪽 정상 쪽으로 간다.

 

 

 

말젯오름 능선에서 보는 샛오름과 한라산
말젯오름 능선에서 보는 샛오름과 한라산

말젯오름 정상 전에 전망이 트인다. 바로 앞에 샛오름, 그 너머에 삼형제큰오름이 레이더기지로 존재를 알리고, 그 뒤로 볼레오름, 쳇망오름, 이스렁, 어스렁 등이, 더 멀리로는 윗세오름이 한라산 정상과의 사이에 있을것이다. 그리고 이 모두를 감싸 안듯 한라산이 넓게 날개 펴고 앉아 내려다보고 있다.

말젯오름 정상은 별다른 표식은 없고 능선 가다 여기가 가장 높은 곳이라는 시각적 느낌이 들면 그곳이 정상이다.

  

이제부터는 하산길.

하산길엔 띠지도 많고 길도 뚜렷하여 신경 쓰지 않고 막 걸어 나가면 된다.

도중에 작은 계곡을 만나는데 건천이라 그곳 바위에 앉아 잠시 쉬면서 음식물 섭취라도 하면 좋다. 큰오름에서 여기까지 별다른 쉼터가 없어 내내 걷기만 했는데 비로소 조릿대 없는 공간에 있게 되는 것이니깐.

이 부근에선 인터넷은 안 터지지만 지도 보지 않아도 길이 뚜렷하니 띠지 보고 걷다 보면 어느새 한라산 둘레길에 나온 것을 알게 된다.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에 나왔다. 이 앞쪽이 노로오름.

오른쪽으로 가면 천아계곡 입구로 해서 제주시 쪽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 가면 보림농장 삼거리 거쳐 18임반 입구로 해서 서귀포 쪽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는 한라산둘레길 안내판도 있고 길이 워낙 잘 닦여 있어 크게 방향만 잡으면 별생각 없이 걸어도 된다.

 나는 18임반에 차를 세워 두었으니 서귀포쪽으로 향한다.

 

 

 

18임반 입구
18임반 입구

18임반 입구에 도착했다.

1100고지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11.3km / 5시간 20분 걸렸다.

 

삼형제오름은 240번 버스 이용

 

제주시 버스터미널과 서귀포 중문 컨벤션센터를 기점으로 하는 240번 버스를 타고 1100고지에서 내린다. 삼형제오름 트레킹 후에 노로오름 삼거리 부근 한라산둘레길에 나오면 오른쪽 제주시 쪽과 왼쪽 서귀포시 쪽으로 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제주시 방면은 천아숲길 입구 천아계곡까지 약 5.2km 가서 어승생 제2저수지까지 2.5km를 더 걸어 나가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 입구)' 정류장에서 240번 버스를 타면 되고, 서귀포시  방면은 천아숲길로 해서 보림농장 삼거리까지 약 5.1km 가서 다시 18임반 입구까지 1.6km를 간 후, 1100로 나가 500m를 더 걸어가서 영실입구 정류장에서 240번 타고 중문으로 가면 된다.

 

보림농장 삼거리에서 18임반으로 가지 않고 한라산둘레길 돌오름길 (약 7.8km)을 내처 걸어 거린사슴 쪽 입구까지 완주하는 방법도 있다. 가까운 서귀포휴양림 정문 앞 버스정류장을 이용해 중문으로 갈 수 있다.

 

240번 버스 시간표는 제주버스정보 앱을 이용하면 전체 시간표가 나오니 산행 계획에 참고하면 되고, 실시간 운행 정보를 볼 수 있어 어디쯤 버스가 오는지 알 수 있어 좋다.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차 두 대로 갈 경우는 18임반 입구에 주차해 놓고 한 대는 1100고지 주차장에 세우고 산행 시작하여 다시 18임반에 돌아온 후에 차를 픽업하면 된다.

차 한 대인 경우는 1100고지에 주차하거나 18임반에 주차하거나 어차피 240번을 타야 하니까 마찬가지인데 다만, 240번이 배차 간격이 뜸하므로 그 시간에 맞추어 양쪽 어디든 주차하면 될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