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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소풍 중

[제주 맛집]모던돔베 : 메밀면과 숯불 삼겹이 독특한 제주고기국수 전문점

by 오늘도 소풍 2022. 11. 18.

최근 고기 국숫집으로 유명세를 탄다는 모던돔베를 다녀온 후기입니다. 자가제면 한 메밀면과 고명으로 얹는 숯불 삼겹이 기존 고기국수와 다른 독특한 맛이었습니다. 더불어 제주 고기국수의 역사도 알아봅니다.  보리를 주식으로 먹는 제주에서 밀가루 국수가 성업하게 된 역사가 흥미롭습니다.

 

고기국수점 맛집으로 소문난 모던돔베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은 돔베고기인데 2021년 8월에 개업한 고기국수 전문점이라고 합니다. 고기국수 좋아하는 고니가 얼마 전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라며 가고 싶어 한 식당인데 마침 관음사 은행나무 단풍 보러 온 김에 들러봤습니다.
제주도에는 유명한 고기국수 전문점이 여러 곳 있습니다. 유명한 국숫집들은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할 정도이고 제주시 일도2동에는 고기국수를 파는 식당들이 모여 있는 국수 문화거리도 있을 정도입니다. 모던돔베 역시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라 줄 서서 먹는 집이라고 합니다. 10시부터 영업 시작하는데 우리는 11시 조금 넘어갔더니 자리가 여유 있었지만 음식 나오는 동안 만석이 돼 버리더군요.

제주의 고기국수 역사

 

고기국수는 제주 향토음식의 하나로 국수에 돼지수육이 고명으로 올라갑니다. 면은 중면을 사용하고, 고기육수 또는 멸치육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기육수는 대부분 돼지뼈를 우리지만 사골육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오래된 고기국수 식당들은 멸치육수에 돼지고기 고명을 얹습니다. 그건 제주 고기국수의 역사가 있어서입니다.

그럼, 제주 고기국수의 역사를 훑어볼까요?

원래 제주도에서는 보리를 주식으로 해서 일부 지역에서 보리가루로 칼국수와 수제비 중간 모양의 음식을 해 먹었는데, 일제 강점기에 제주도에 건면 국수공장이 들어서면서 비로소 고기국수가 시작됐다. 제주도 특산물이었던 흑돼지를 주 재료로 하는 국수 요리가 유행을 하였는데 돼지고기가 넉넉할 경우에는 그 부산물인 뼈를 가지고 국물을 우린 다음에 거기에 돼지고기를 얹어 먹었고, 또 돼지고기가 적을 경우에는 제주도에서 많이 잡히는 멸치로 국물을 내고 그 위에 삶은 편육을 얹은 형태로 먹었는데 이와 같은 음식을 고기국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70~90년대까지 경제성장과 제주도의 관광지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국수집들이 거의 사라졌으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우후죽순처럼 고기국수 식당들이 들어섰고, 현재 제주시 국수 문화거리의 고기국수 식당들이 그 당시에 들어섰다.
(이 글은 제주시 국수문화거리의 국숫집에 붙어진 고기국수의 유래를 정리한 것입니다.)

 

고기 국숫집에서는 고기국수에 고명으로 올라가는 고기를 따로 도마에 올려 돔베고기로 파는 식당이 많은데, 돔베는 나무도마를 이르는 제주어이고 돔베고기는 갓 삶은 돼지고기를 나무 도마에 얹어 덩어리째 썰어 먹는 제주도 음식입니다. 육지에서 수육이라고 하는 그것입니다.

서귀포 토박이신 제주 삼촌 말씀에 의하면 고기가 귀하던 시절, 어쩌다 마을 잔치나 집안 대소사가 벌어져 돼지 한 마리 잡게 되면 동네 남정네들이 모여 돼지를 잡고 손질하여 통째로 돼지를 삶았다고 합니다. 삶는 중에 고기가 익었나 보자고 한 뭉텅이 잘라 도마 위에 놓고 썰어먹고 또 익었나 보자고 한 덩어리 썰어먹고...

여기서 돔베고기가 유래됐다고 하시던데 귀한 괴기를 눈치 안 보고 맛볼 수 있어 얼마나 맛있었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삶은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다 구분한 뒤에 남은 돼지뼈를 푹 고아서 그 국물로 몸국도 끓이고 국수를 삶아서 잔치에 오신 손님들에게 푸짐히 대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손님이 되어, 제주 향토음식으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꼽는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돔베고기와 고기국수의 새로운 해석 '모던돔베'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했더니 업체에서 올린 홍보글에 제주노형본점이라고 써 있습니다. 다른 제주 분점이 안 뜨는 걸 보면 아직 분점은 없고 이 가게가 잘 되면 전국적으로 지점을 낼 계획인 것 같습니다.
돔베고기와 고기국수를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발전시킨다는 의미로 `모던`이라는군요.


모던돔베의 T맵 안내와 국수 상차림
T맵에 올려놓은 모던돔베의 안내와 국수 상차림

자리에 앉으니 기본 반찬인 열무김치와 고추장아찌가 놓입니다. 아직 바쁜 시간이 아니어서 음식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니 음식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제주고기국수 세트와 제주비빔고기국수입니다.

고기국수 세트에는 고기국수와 돔베고기 네 점과 크로켓 비슷한 튀김 한 개가 나왔습니다. 고기국수 면은 메밀 섞인 가느다란 면에 톳과 야채를 넣고 숯불 삼겹살을 얹어 나왔고, 비빔국수 역시 메밀면에 톳과 야채, 숯불 삼겹살을 얹었습니다.


 

여유 있는 모던돔베의 실내
모던돔베의 실내 

식당 내부의 모습입니다.
널찍한 공간에 식탁이 12개 정도라 북적이지 않아 좋았습니다.

 

 

 

모던돔베의 외관과 영업시간 안내문
모던돔베 외양과 안내문

모던돔베는 휴일 없이 연중 영업하는데 오전 10시에 시작하여 오후 4시에 마지막 주문받고, 재료가 소진되면 그 전에라도 영업이 종료된다고 합니다.

제주시에서 1100로 향해 가면 제주도립미술관 가기 전에 오른쪽에 보이는데 넓은 주차장 안쪽에 제주 화산석을 붙인 단층 건물이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끕니다.

모던돔베의 로고는 돔베 위에 한라산이 얹힌 즉, 제주의, 제주에 의한, 제주를 위한 음식을 만들겠다는 오너 세프의 의지겠지요?

 

모던돔베 식사 후기

 

흔히 먹는 고기국수와는 비주얼부터 달라 처음 고기국수를 먹는 사람이라면 제주 고기국수의 맛을 오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고기육수 특유의 느끼한 육수와 두툼한 수육 고명을 뜨거운 중면과 함께 먹는 것이 제주 고기국수 먹는 즐거움인데 우아한 식사는 했지만 푸짐한 식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고명으로 얹어 나온 게 수육이 아니라 얇은 삼겹살을 석쇠에 구워 올린 겁니다. 비빔국수에 나온 것도 마찬가지네요. 불맛이 더해져서 느끼한 고기 맛이 덜해서 좋아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제주 고기국수의 그 맛은 아닙니다.국수는 자가제면 한다는데 메밀을 섞은 가는 국수라 찬 비빔국수는 부드러운 맛이 떨어집니다. 조금 덥혀서 나오면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고니의 평은 고기국수 양이 적고 고명 고기 그 자체는 맛있으나 국물에 고명 고기 맛이 배여 고기국수의 맛이 아니라고 합니다. 고기가 물에 안 적시게 따로 나왔으면 좋았을 거라고 합니다.


비빔국수 소스는 고기를 볶아 만들어 참 맛있습니다. 국수를 먹고 난 다음에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먹으면 딱 좋을 그런 맛입니다. 메뉴판에 공깃밥이 안 보인다고 해서 아쉬웠는데 어떤 분 리뷰 보니 공깃밥 추가하셨네요. 직원에게 물어나 볼 걸 그랬습니다.


반찬으로 나온 열무김치와 고추장아찌는 짜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우리가 제주 고기국수를 자주 먹어서 그 맛만을 내세우는 이런 촌스런? 평을 쓰긴 했는데요, 돼지고기, 메밀, 톳, 당근 등 제주에 흔한 식재료를 사용해서 새로운 형태의 제주 고기국수의 맛을 냈다는 김성철 오너 세프의 소개말처럼 세계인을 상대로 한 음식으로선 비주얼이나 맛이나 기존 고기국수보다는 더 호감을 받을 것 같습니다.

상세정보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1100로 3029 / 지번 노형동 253-3
운영시간 : 매일 10:00 ~ 16:00 (휴일 없음)
홈 페이지 : blog.naver.com/nbsc40
연락처 : 064-711-1693 대표번호
태그 : #안심식당
예약 가능, 배달 불가, 포장 불가
시설정보 : WIFI, 동물 출입 불가, 주차장, 장애인 시설, 놀이방 없음, 흡연실 없음
소개 : 제주산 식재료를 이용해서 가장 제주스러운 맛의 자가제면 제주 고기국수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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