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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산책

개불알풀 종류 다섯(큰개불알풀, 개불알풀, 눈개불알풀, 선개불알풀, 좀개불알풀) 꽃 사진과 이름 유래된 큰개불알풀 열매 사진

by 오늘도 소풍 2023. 3. 13.

큰개불알풀은 봄이 되면 제주의 들판에 지천으로 피어나서 거의 일 년 내내 볼 수 있는 들꽃이나, 그 외의 개불알풀들은 제주에서 볼 수는 있으나 아주 흔한 것은 아니다. 큰개불알풀은 전국 어디서나 이른 봄에 보라색 또는 청자색 작은 꽃이 바닥에 푸른 별처럼 피어나는 꽃. 이 예쁜 꽃이 이름은 상스럽게 개불알풀이라니 오죽하면 시인이 봄까치꽃이라 명명했을까. 이름 유래가 된 열매 사진을 함께 들여다보며 선조들의 관찰력을 감탄해 보자.
 

큰개불알풀

학명은  Veronica persica Poiret. 국명은 큰개불알풀. 큰개불알꽃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 이름이 민망하다고 봄까치꽃이라 부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꽃 이름은 우리 마음대로 개명해 줄 수도 없는 일. 국제식물분류 체계가 있기 때문에 국명을 함부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이야 누가 뭐라 하겠나.

 

 

큰개불알풀이 무리진 귤밭
2023. 3.10. 큰개불알풀이 서귀포 귤밭에 무리 진 모습

큰개불알풀은 현삼과의 두해살이풀이며 귀화식물이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 분포하며 국내에서는 전국 길가나 빈터의 약간 습한 곳에는 어김없이 무리져 피어 난다. 도시민들은 아파트 화단이나 가로수 아래, 공원, 천변에서 흔하게 마주할 것이다.

 

 

 

큰개불알풀 꽃큰개불알풀 열매큰개불알풀 열매
2022. 7.28. 귤밭에서 찍은 큰개불알풀 꽃과 열매

큰개불알풀은 봄에 피는 꽃으로 하늘색이나 청자색 또는 연보라에 짙은 색깔의 줄이 있고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꽃의 지름은 1cm 내외로 꽃잎 4장 중 앞쪽 것이 약간 작은 것이 특징이다. 암술 1, 수술 2.

 

큰개불알풀의 열매

사진의 열매 모양이 개불알 닮았다고 선조들이 개불알풀이라고 이름 붙인 것. 암술 두 개가 각각 열매를 맺어 두 쪽으로 붙은 열매 모양이 개불알을 연상시켰던 것 같다.

개불알을 자세히 본 적 없어 닮았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크기가 0.3cm 정도인 저 작은 열매를 꼼꼼히도 들여다본 선조들의 관찰력이 가상하다.

저 작은 열매 하나에 씨앗이 11~17개 들어 있고 뿌리 하나에서 나온 줄기의 열매를 모두 합치면 1100개까지 씨앗이 맺힌다니 번식력이 강해 봄이면 전국을 파랗게 덮어가고 있는 중이다. 

 

큰개불알풀이 봄까치꽃으로 불리게 된 첫째는 최근 핸드폰의 보급과 함께 야생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봄에 눈길을 끄는 큰개불알풀의 이름이 민망하다고 개명하자는 여론이 일어난 것이다. 이르게는 1월에도 볼 수 있어서 까치처럼 봄소식을 전한다고 봄까치꽃이라 부르자고 했고 이해인 수녀님의 시가 발표된 이후에 더 알려져 이제는 일반인들은 '봄까치꽃'이라 더 익숙하게 부르게 되었다.

  

봄까치꽃 / 이해인

 

까치가 놀러 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 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

부끄러워

하늘색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뻤던 봄

 

노래처럼 다시 불러보는

너, 봄까치꽃

 

잊혀져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나도 너처럼

그렇게 살면 좋겠네

 

 

 

개불알풀 꽃눈개불알풀 꽃
2023. 3. 8.  올레길 21코스에서 담은 개불알풀(좌)과 눈개불알풀(우) 

개불알풀

한해살이풀로 전체에 짧은 털이 있다. 밑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지며 옆으로 기다가 비스듬히 서면서 자라고 무리를 이루어 자라기 때문에 수북한 풀더미로 보인다. 봄에 잎겨드랑이에서 연한 홍자색으로 피며 꽃 크기가 0.5cm 전후의 크기이다.

큰개불알풀에 비하면 식물 자체가 작아 눈에 띄지 않는 데다 꽃은 더 작아 흰 점처럼 보이기 때문에 쭈그리고 보지 않으면 꽃을 제대로 볼 수 없다. 큰개불알풀과 꽃 모양은 같으나 꽃 색상이 분홍빛이나 자줏빛이 나는 게 큰 구별점이다.

 

눈개불알풀

바닥을 기면서 누워 자라서 누운(눈) 개불알풀 종류라는 뜻. 두해살이풀로 개불알풀과 크기는 비슷하게 작다. 꽃은 2~10월에 줄기 위쪽의 잎겨드랑이에 꽃 지름 0.4cm 전후의 작은 꽃이 1개씩 연한 청자색 또는 어쩌다 흰색으로 핀다.  꽃받침 가장자리에 흰색 털이 길게 나고 화관은 4개로 갈라지고 꽃잎에 청자색 줄무늬가 있다.  

큰개불알풀과 비교할 때 부드러운 줄기가 눕고 긴 털이 식물 전체에 보송하게 나 있고 꽃이 아주 작으며 꽃이 필 때까지도 흔히 떡잎이 남아 있는 점이 특징이다.

 

 

 

선개불알풀 꽃좀개불알풀 꽃
2022. 3. 12. 제주오름에서 찍은 선개불알풀(좌)  /  2022. 7.30. 한라산 1800m에서 찍은 좀개불알풀(우)

선개불알풀

볕이 잘 드는 길가나 풀밭에서 한 뼘 크기로 자라는데 줄기가 곧게 서는 개불알풀이라고 선개불알풀. 줄기에 털이 있고 잎은 잎자루 없이 양면에 털이 있다. 꽃은 봄에 연한 자주색을 띤 남색으로 피고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꽃자루 없이 1개씩 달린다. 꽃지름 0.5cm 이하로 화관이 4개로 갈라진다. 줄기가 곧게 서고 꽃자루 없이 딱 붙어 피는 것이 가장 큰 구별법이다.


좀개불알풀

전체적으로 작은 개불알풀이라는 뜻의 이름으로 한라산 1700m 이상 풀밭에 자란다.  한라산 영실탐방로에서 3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볼 수 있다. 높이 10~15cm의 곧게 선 가는 줄기 끝에 흰색 또는 연한 청자색 꽃이 피며 화관은 4개로 갈라지고 보라색 줄무늬가 있거나 없다. 꽃모양은 큰개불알풀과 마찬가지로 아래 꽃잎 하나가 작고 암술 1개, 수술 2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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