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과 꽃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제 열매, 씨, 씨앗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식물을 검색할 때 주로 국립수목원의 국가표준식물목록이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등을 이용하는데 종자를 설명하는 부분은 정확히 그 의미를 몰라 여전히 어렵습니다. 꽃피는 계절에 꽃만 찍고 열매는 미처 보지 못한 탓도 있을 겁니다.
특히 겉씨식물의 종자 설명 부분은 지금도 정확히 몰라 이 기회에 확실히 알고 싶어서 여러 책을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열매(fruits)란?
열매는 종자를 지니고 있는 기관을 말한다.
열매는 씨방 즉 자방이 홀로 자라는 것과 자방 주변의 조직(배유)과 함께 자라는 것이 있는데, 씨방이 독자적으로 자란 것을 진과라하고, 함께 자란 것을 가과(위과)라 한다.
열매의 형태는 겉씨식물(침엽수)와 속씨식물(활엽수)에 따라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겉씨식물(나자식물)과 속씨식물(피자식물)의 열매
겉씨식물은 밑씨가 겉으로 드러나 있고 속씨식물은 밑씨가 씨방에 싸여 있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식물이다. 그래서 겉씨식물은 '알몸'을 뜻하는 한자를 써서 나자(裸子)식물, 속씨식물은 '덮다'는 뜻의 한자를 써서 피자(被子)식물이라고 한다.
여기서 밑씨가 드러나고 드러나지 않는 것의 차이가 왜 중요할까?
밑씨는 종자(씨)의 바탕이 되는 중요한 기관이다. 꽃가루가 암술에 날아와 붙으면 밑씨의 난세포와 꽃가루 속 정세포의 수정이 이루어져 식물의 종자가 만들어지므로 식물에게 밑씨는 종족 보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겉씨식물이 밑씨를 드러내는 이유
밑씨가 종자가 되려면 꽃가루와 수정을 해야 한다.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꽃가루를 잡아 수정을 하려면 밑씨를 노출시키는 편이 가장 쉽다. 그러나 성숙한 난세포를 언제까지나 바깥공기에 닿은 상태로 방치할 수는 없다. 그래서 겉씨식물은 날아온 꽃가루를 한 차례 거둬들인 다음에 밑씨를 성숙시킨다. 그러다 보니 꽃가루가 밑씨에 도달하고 나서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린다.
속씨식물은 속도로 승부
속씨식물은 밑씨가 씨방에 싸여 있으므로 식물의 몸 속에서 안전하게 수정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식물은 꽃가루가 날아오기 전부터 밑씨를 성숙시킨 상태로 준비해 두어 꽃가루가 날아오면 즉시 수정을 시작한다. 꽃가루가 암술에 붙은 뒤 수정까지 길어야 며칠, 빠르면 몇 시간 안에 진행된다.
나자식물(구과식물)과 피자식물의 열매
나자식물인 침엽수는 구과식물이라고도 하며, 주목, 비자나무, 소철나무, 은행나무의 몇몇 열매를 제외하고는 모두 솔방울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들을 통칭해서 구과라 한다.
피자식물의 열매는 보통 씨방이 자라지만 어떤 것은 화피, 총포, 꽃받침이나 암술대 등과 같은 주변 보조조직들이 함께 성숙하는 경우도 있다.
열매의 분류
열매는 성숙되었을 때 열매가 건조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또 열매가 쪼개져 씨가 밖에 노출되어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종류가 나누어진다.
열매에는 어떤 형태가 있으며 각각 어떻게 부르는지 알아 보자.
단과 simple fruit
단지 1개의 씨방이 자라서 열매가 발달하는 벚나무속의 버찌나 앵두, 참나무속에 속하는 도토리 같은 것을 단과라 한다.
진과(眞果, true fruit) : 진과에는 열매가 익으면 과피가 벌어져서 안에 있는 종자가 나오게 되는 건개과 또는 열개과와 익어도 과피가 열리지 않는 건폐과 또는 폐쇄과, 그리고 열매가 과육질로 싸여 있는 육질과로 나눈다.
1. 건개과(乾開果) 또는 열개과, 건조개과
열매가 성숙되었을 때, 마른 상태이면서도 열매의 껍질이 터질 수 있어 씨가 열매의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골돌(蓇葖, folliculus) : 심피로 이루어진 건과의 일종이다. 하나의 심피가 발달하여 한쪽의 봉합선(봉선縫線)을 따라 갈라지는 열매이다.
목련, 박주가리과, 작약, 매발톱, 으름 등의 열매가 이에 속한다.
협과(莢果, legumen) 꼬투리, 두과 : 2개의 봉선이 터져 벌어지는 열매를 말한다.
주로 콩과식물의 열매가 여기에 속한다.
분리과(分離果, lomentum) : 협과와 비슷하지만 열매가 매우 짧아 각 1개의 종자가 들어 있는 부분이 분리되는 열매이다. 종자가 들어 있는 마디 사이가 익으면 분리된다.
회화나무, 자귀풀속, 도둑놈의갈고리속이 여기에 속한다.
삭과(蒴果, capsula) : 여러 개의 심피에서 생산된 열매이다. 심피의 수만큼 갈라진다. 2개 이상의 봉선이 터져 열매가 벌어지는 종류이다.
진달래과, 칠엽수, 능소화, 화살나무, 무궁화, 배롱나무 등이 여기에 속한다.
분열과(分裂科, shizocarp) 또는 열개과 : 2개 이상의 많은 종자로부터 형성된 건과로 성숙 후 1개의 종자를 가진 구조로 되어 나뉜다. 경우에 따라서 분열과는 시과, 수과, 핵과의 형태처럼 발달하기도 한다. 날개를 달고 있는 단풍나무는 시과이지만, 분열과로도 본다. 가죽나무는 시과이지 분열과가 아니다.
주로 산형과에서 관찰된다.
단각과(短角果, silicle) : 2심피 측벽태좌(중앙에 생긴 축과 각 방 사이의 막이 없어져 한 방이 되는 동시에 막이 있던 자리에 배주가 달리는 것)를 가지는 종류로 모양이 짧고 납작한 모습이다.
십자화과의 냉이, 꽃다지 등
장각과(長角果, silique) : 단각과와 유사하나 열매의 길이가 원통형 모양으로 길다.
십자화과의 유채, 무 등의 열매
2. 건폐과(乾閉果) 또는 폐쇄과
열매가 성숙되었을 때, 마른 상태이면서도 열매의 껍질이 터지지 않아 씨가 열매 안에 그대로 있는 경우이다.
시과(翅果) 또는 익과(samara) : 단풍나무나 물푸레나무의 열매와 같이 날개가 발달한 열매를 말한다. 2개의 심피로 되어 있으며 봉합선을 따라 갈라지기도 하는데 보통 1개의 씨가 들어 있다.
단풍나무류, 느릅나무류, 가죽나무, 물푸레나무 등이 이에 속한다.
수과(瘦果, achenium) : 작은 모양의 갈라지지 않은 건과로, 과피가 얇으며 씨 같은 모양인데 씨와 분리되는 열매. 시과처럼 열매 하나에 보통 1개의 씨가 들어 있으나 날개가 없다.
국화, 으아리, 민들레, 토끼풀, 소리쟁이, 도깨비바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영과(穎果, caryopsis) : 열매의 과피가 종피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열매이다. 낟알이라고도 한다. 벼과가 이에 속한다.
견과(堅果, nut) : 도토리, 개암처럼 열매껍질이 단단한 열매이다.
낭과(囊果) 또는 포과(胞果, utricle) : 고추나무나 새우나무처럼 주머니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열매로 과피는 얇은 막질이며, 씨와 밀착하거나 느슨하게 씨를 둘러싸고 있다.
명아주, 비름나물, 갯질경이, 개구리밥 등이 있다.
3. 육질과(肉質과 )
열매가 건조하지 않고 종자가 과육질로 둘러싸여 있는 열매를 말한다.
장과(漿果) 또는 액과(液果, berry) : 과피가 다육질에 다즙하며, 육질이 열리지 않는다. 많은 씨앗이 육질 안에 있다.
다래나무, 정금나무, 포도 등이 있다.
핵과(核果, drupa) : 액과의 일종으로 중심부에 1개 또는 여러 개의 견고하고 딱딱한 핵이 있는 열매이며, 과피는 열리지 않는다. 팽나무, 층층나무, 호두나무, 벚나무, 복숭아 등이 있다.
감과(柑果, hesperidium) : 과육이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로 밀감이나 탱자 등
취과(聚果, aggregate) : 작은 열매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열매를 만드는 모양이다.
딸기가 해당. 딸기 겉의 조그만 씨앗도 열매이다 수과이다.
4. 가과(假果) 또는 위과(僞果, false fruit)
씨방 또는 꽃받침, 꽃차례, 꽃잎이 같이 자라서 형성된 열매를 말한다. 자방 이외의 부분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열매이다.
이과(梨果) : 꽃받침이 발달하여 육질이 되고 심피는 연골질 또는 지질이 되며 씨가 많은 열매를 말한다.
사과나 배 등
장미과(fructus roseus) : 화탁이 항아리 모양의 다육질로 된 열매이며, 그 속에 여러 개의 작은 소견과나 수과가 들어 있다. 해당화, 산사나무, 멍석딸기, 장미 등이 대표적이다.
복과(compound fruit)
2 개 이상의 씨방이 자라 낱낱의 작은 과실덩어리를 이루어 외관상 하나의 과실인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한다.
밤이나 병아리꽃나무, 고추나무 등을 복과라 한다.
다화과(多花果) : 복과 중 여러 개의 꽃이 모여 그 일부가 다즙질로 된 것을 말한다, 과실의 구조와는 관계없이 2개 이상의 꽃에서 과실의 집합체가 겉으로는 1개의 과실처럼 보이는 구조의 총칭이다. 뽕나무, 무화과 열매 등
구과(毬果, cone) : 자작나무나 오리나무, 굴피나무와 같이 마치 솔방울처럼 모인 포린 위에 2개 이상의 소견과가 달린다. 침엽수의 열매를 구과라고도 한다. 종자를 둘러 싼 과피나 껍질이 목질화되어 있다.
취과(聚果, etaerio) : 집합과라고도 한다. 여러 개의 심피가 1개의 열매처럼 되어 있다. 산딸기속, 미나리아재비속과 같이 화탁 위에 다수의 씨방이 발달한 열매가 모여 전체로서 하나의 과실형을 이룬 것을 말한다.
상과(桑果, sorosis) : 뽕나무나 버즘나무와 같이 화피는 육질 또는 목질로 서로 붙어 있고, 씨방은 수과 또는 핵과상이다.
아래 종자식물 계통도와 열매의 종류는 숲연구소 남효창 님의 <나무와 숲> (한길사 출판)에서 가져왔습니다.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잘 정리해 놓으셔서 저자의 허가 없이 소장 책에서 사진 찍어 참고 자료로 올립니다.
의의 제기하시면 바로 내리겠습니다.
식물 사진을 꽃 위주로만 찍어 열매 맺는 걸 거의 보지 못하다 보니 기재문의 열매를 설명하는 걸 봐도 이해하기가 힘들더군요. 이번 포스팅을 계기로 열매에도 관심을 가지려 합니다. 벼과식물과 구과식물, 대극과 식물은 꽃부터 씨앗까지 앞으로 남은 과제입니다. 어느 정도 공부한 후에 포스팅하겠습니다.
이번 포스팅이 열매 공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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