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잎의 구조에 이어 오늘은 꽃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꽃에 관련한 용어 역시 일본어에서 온 그대로가 대부분입니다. 일본어와 한자 세대가 우리나라 식물학을 시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몇 세대가 지나도 거의 바뀌지 않는 것은 식물학계도 도제관계처럼 거스를 수 없는 관행이 있을 겁니다.
식물에 대해 알고 싶은 일반인들은 기재문 보면서 도통 알 수 없는 단어들에 부딪힌 적이 있었을텐데요. 저도 궁금했던 것들을 이제야 자세히 알아보고 있습니다.
한자를 배운 세대는 괄호안의 한자를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아 한자를 적어봤습니다.
아래 글과 그림은 [식물분류학]-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문화원 출판/ 이병윤·김진석·정규영·김종환 공저-에서 대부분 가져왔고 한자는 제가 넣었습니다
꽃의 구조
꽃은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 4개의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4개의 기관을 모두 가지고 있는 꽃을 완전화, 4개 중 하나라도 결여되어 있는 꽃을 불완전화라고 부른다.
꽃잎(petal, corolla)
꽃받침의 안쪽에 있으며, 꽃잎이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을 이판화(離瓣花) 또는 갈래꽃이라 부르고, 꽃잎이 서로 붙어 있는 것을 합판화(合瓣花) 또는 통꽃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꽃잎에는 털이 없지만 곤충에 의해 꽃가루를 전파해야 하는 충매화(蟲媒花) 중에는 꽃잎에 털이 있는 것이 많다.
꽃받침(calyx, sepal) 또는 꽃받침잎
꽃의 맨 바깥 부분으로 주로 녹색을 띠고 두꺼워 꽃잎과 쉽게 구별할 수 있으나, 꽃잎과 같은 색깔을 띠고 있는 경우도 있어 꽃잎인지 꽃받침인지 구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꽃받침의 모양, 꽃이 피고 계속 남아 있는지의 여부, 꽃받침과 꽃잎의 배열상태 등은 식물 종을 나눌 때 중요한 형질이 된다.
화피(花被, perianth)
꽃잎과 꽃받침의 구별이 곤란한 것은 화피라고 한다.
부화관(副花冠) : 꽃잎과 수술 사이 또는 꽃잎과 꽃잎 사이에서 생겨난 기관으로, 꽃잎처럼 생긴 작은 부속체
외화피편(外花被片) : 겹쳐 있는 화피 중 바깥 화피
내화피편(內花被片) : 겹쳐 있는 화피 중 안쪽 화피
수술(stamen)
완전화의 경우, 꽃잎과 암술 사이에 있으며 수술대(花絲화사, filament), 꽃밥(葯약, anther), 꽃가루가 들어 있는 화분낭(pollen sac)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완전화의 경우 수술의 수는 꽃받침 또는 꽃잎의 수와 거의 일치하거나 n의 배수로 존재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암술(pistil)
암술은 꽃의 가장 중심에 있으며, 심피라는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피란 암술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 구조로 암술머리(柱頭주두), 암술대(花柱화주), 자방(子房, 씨방)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심피가 1개씩 분리되어 있는 이생심피(離生心皮)와 서로 합쳐져 통합된 구조로 되어 있는 합생심피(合生心皮)가 있다.
-자방(씨방, ovary) : 장차 씨로 성장할 아기인 배주(胚珠, ovule)가 들어 있는 곳으로 꽃받침과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나뉜다. 즉 꽃받침보다 위에 있으면 상위자방(上位子房), 중간에 있으면 중위자방(中位子房), 꽃받침보다 아래에 있으면 하위자방(下位子房) 이라 부르며, 장미과를 아과 수준으로 분류할 때 이용된다.
-암술대( 花柱, style) : 자방과 암술머리를 연결하는 자루로 위치, 모양, 길이 등이 분류학적으로 유용하다.
-암술머리(柱頭, stigma) : 일반적으로 심피의 수와 동일한 숫자로 갈라진다. 따라서 심피의 수가 3개면 암술머리도 3개로 갈라지며 심피의 수가 5개면 암술머리도 5개로 갈라진다. 물론 예외도 있다.
-배주(胚珠, ovule) : 장차 꽃가루의 정핵과 만나 씨가 될 배주가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가는 과(科, family)나 그 이상의 분류계급에서 식물을 분류할 때 유용하게 사용되는 형질이다. 이와 같이 배주가 배열되어 앉아 있는 형상을 태좌(胎座, placentation) 라고 한다.
화서(花序, inflorescence)
단 하나의 꽃이 가지 끝에 달리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개의 꽃이 다닥다닥 모여 달리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꽃이 달리는 모습을 화서 또는 꽃차례라고 한다.
화경(花梗, pedicel)
꽃을 지지하고 있는 꽃자루를 화경이라고 한다. 여러 개의 꽃이 하나의 화경에 달리는 것을 총화경(總花梗)이라 하고, 각각의 꽃을 달고 있는 화경들은 소화경(小花梗)이라고 한다.
화축(花軸, flower stalk)
화경들이 달리는 꽃 줄기로 식물에 따라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포(苞, bract)
화경의 밑부분에 잎과 같은 모양이거나 잎과 완전하게 다른 모양의 기관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을 화경을 감싸서 보호한다는 의미를 따서 포(苞)라고 부른다. 총화경이 있는 식물에서는 총화경을 감싸면 총포, 소화경을 감싸면 소총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포의 유무, 모양, 개수 등은 식물 분류군을 동정하는 데 아주 중요한 형질들을 제공하고 있다.
화서의 종류
화축이 자라면서 꽃들이 달리는 모습에 따라 여러 종류의 화서로 나누어진다.
위의 그림과 설명문의 번호를 대조하면 이해하기 쉽다.
파란색으로 쓴 꽃차례는 한국식물생태보감에 있는 것을 옮겼고 초록글자는 제가 지었습니다.
1. 총상화서(호생)(總狀花序, 互生) : 송이꽃차례 / 꽃대(화축)가 길게 자라면서 화경이 있는 꽃이 어긋나게 하나씩 꽃대를 따라 달리는 화서 ex.아까시나무
2. 총상화서(대생)(總狀花序, 對生) : 송이꽃차례 / 꽃이 마주나며 꽃대 따라 길게 달리는 화서
3. 수상화서(穗狀花序) : 이삭꽃차례 / 꽃대(화축)가 길게 자라면서 화경이 없는 꽃이 하나씩 꽃대에 바로 붙어 달리는 화서. ex. 이삭여뀌, 파리풀
4. 산방화서(繖房花序) : 고른꽃차례 / 화경의 밑이 동일 지점이 아닌 각기 다른 지점에서 발달하여 각각 길이가 다른 화경이 자라지만 화서의 꼭대기는 편평해지는 화서. ex.마타리, 등골나물
5. 산형화서(繖形花序) : 우산모양꽃차례 / 화경의 길이가 각각 같거나 다르지만, 발달하는 지점이 한곳으로 마치 우산살처럼 생긴 화서. ex.당귀, 참나물
6. 복(합)산형화서(複繖形花序) : 산형화서의 꽃대 끝에 다시 부챗살 모양으로 갈라져 피는 화서 ex.미나리, 당근 등
7. 취산화서(聚繖花序) : 고른우산살송이모양꽃차례 / 먼저 꽃대 끝에 한 개의 꽃이 피고 그 주위의 가지 끝에 다시 꽃이 피고 거기서 다시 가지가 갈라져 끝에 꽃이 피는 화서. ex.미나리아재비, 수국 등
8. 권산화서(卷繖花序) : 주먹손꽃차례 / 꽃줄기 끝에 한 개의 꽃이 먼저 피고 그 아래에 다시 하나의 꽃자루가 나와 꽃이 피고 또다시 그 아래에 먼저의 꽃자루와 같은 쪽으로 다른 꽃자루가 생겨 꽃이 피는 것을 되풀이하여 나중에는 꽃 끝이 나사처럼 말리는 화서. 주먹을 쥔 듯한 모양. ex. 꽃마리
9. 원추화서(圓錐花序) : 고깔꽃차례 / 원뿔모양꽃차례. 총상화서들이 여러 개 모여 전체 모양이 원뿔 모양을 닮은 화서. ex. 남천
10. 두상화서(頭狀花序) : 머리모양꽃차례. 여러 꽃이 꽃대 끝에 모여 머리 모양을 이루어 한 송이의 꽃처럼 보이는 것. ex.해바라기, 국화
11. 육수화서(肉穗花序) : 살찐대꽃차례 / 수상화서와 비슷하나 꽃대가 두툼하게 발달되어 있는 육질(肉質)이며 이러한 꽃대에 꽃자루 없는 수많은 잔꽃이 모여 피는 화서. ex. 천남성
12. 미상화서(尾狀花序) : 꼬리모양꽃차례. 가늘고 긴 주축에 단성화가 달리고 꼬리처럼 밑으로 처지는 화서 ex.버드나무, 오리나무 등
13. 배상화서(杯狀花序) : 잔모양꽃차례 / 전체적으로는 잎이 변형되어 생긴 작은 포엽에 싸여 술잔 모양을 이루고, 포엽 안에서 퇴화한 수꽃 몇 송이와 중심의 암꽃 한 송이로 이루어진 꽃차례. ex.등대풀, 대극
◈ ◈꽃의 구조와 꽃차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 글 작성하면서 제가 막연히 유추했던 한자가 다른 것을 알았습니다. 산형과의 산이 우산을 뜻하는 傘(우산 산)인줄 알았는데 繖(일산 산) 이네요. 그런데 두 한자가 우산을 뜻하는 것이라 산형과는 우산모양의 꽃차례라는 뜻입니다.
권산화서의 卷은 주먹 권(拳)을 쓰는 줄 알았는데 문서 권(卷)을 쓰네요. 막 피려는 꽃마리를 보면 정말 주먹 쥔 아기손 같거든요. 그래서 제가 주먹손꽃차례라고 임의로 붙여봤습니다.
파란글의 꽃차례 중 일부는 많은 이들이 쓰고 있는 용어이긴 하는데요. 정식 명칭은 아니죠.
이렇듯, 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 등은 일부 기관이나 개인이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겠지만 식물학계가 요지부동이니 일부에서 나서는 거겠죠.
꽃의 구조와 꽃차례라 해도 이렇듯 간단한 것이 아니어서 더 할 말이 많은데 아주 기초적인 것만 정리해 봤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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