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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궁금해요

애월 빈네오름 찾아가는 길 / 들머리 / 지형도 보고 찾아가기 / 종주 팁

by 오늘도 소풍 2023. 6. 8.

요즘 제주살이 하는 분들 중에는 '제주오름 368' 지도를 걸어놓고 거기 표시된 오름을 모두 완탐하려는 분들이 많다. 한라산 국립공원 안의 비탐 오름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빤히 보이는 작은 오름을 초입을 몰라 주저하는 오르미를 위해 초입 찾기 어려운 오름 몇 개를 올리고 있다. 그중 빈네오름도 하나. 오름 들머리 찾는 것이 간단할 것 같지만 막상 현장에 가서 막막한 경우를 몇 번 겪어봤기 때문에 작은 도움이 되고자 올린다.

 

 애월 빈네오름

빈네오름(표고 659m)은 솔도마을 옆에 길게 누운 오름의 봉우리 쪽 바위가 쪽 진 머리에 빈네(비녀)를 꽂은 모습으로 보이는 데서 예로부터 빈네오름이라 불려 왔다고 한다. 오름 안에 있는 묘비에는 釵(비녀 채)岳 또는 簪(비녀 잠)岳으로 돼 있으며 한글로 빈네오름이라고 명기된 것도 있다. (중략)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둥긋한 두 봉우리가 하나는 남서로, 하나는 북서로 등성이를 뻗어 내려 가운데 야트막이 우묵진 사면을 이루었다. 굼부리랄 것도 없는 느슨한 비탈이다.
(김종철 저 [오름나그네]2 인용) 

 

잘못 표기된 빈네오름빈네오름 위치
지도 앱에서 빈네오름 찾기

네이버 지도에 빈네오름을 치면 위 지도처럼 애월에 두 곳의 빈네오름이 보인다. 지금 빨갛게 목적지가 나온 빈네오름은 지도 작성할 때 잘못 글자를 이식한 곳으로 그곳은 오름이 없고 나무 우거진 평탄한 숲일 뿐이다. 

빈네오름은 타미우스 CC로 둘러싸인 한 곳뿐.

 

위 지도는 네이버 지도 앱에서 오른쪽 상단을 클릭하면 일반지도/위성지도/지형도가 보이는데 그중 지형도를 선택한 것이다. 지형도는 등고선과 오름의 형체를 알 수 있어 지도 판독하면서 오름을 오르기에는 위성지도보다 지형도가 편리하다. 그 화면에서 아래쪽 등산로를 체크해 놓으면 오름이나 육지 산의 등산로가 초록선으로 표시된다.
위 사진에서 초록선은 환경연구소에서 빈네오름 정상까지의 예전 등산로를 표시한 것이다.     

 

남쪽에서 바라보는 빈네오름
남쪽에서 바라 본 빈네오름 모습

빈네오름은 행정구역은 애월읍 봉성리이지만 안덕면 광평리에 인접한 오름이라 평화로에서 접근해도 되고 산록남로 광평리에서 접근해도 된다. 내비에는 제주도 대기환경연구소를 치고 가면 화전안길에서 솔도마을로 들어서는데 사진의 왼쪽 하늘색 건물이 대기환경연구소이다.

사진의 왼쪽 봉우리가 빈네오름의 정상부이다.

 

네이버 지도앱의 등산로는 환경연구소에서 시작하는데 나도 몇 년 전 그 등산로 따라가봤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연구소에서부터 사유지가 시작되고 그 안쪽에 굿하는 집이 영업 중이라 출입을 꺼려해서 빈네오름 아랫자락에 들어서기가 힘들다. 나도 그때 저지 당해서 못 가고 작년에 지금 추천하는 길을 개척하다시피 해서 오르게 됐다.

 

버스로 가는 방법 : 752-1 (모슬포항~대정고~동광~광평리) / 752-2 (모슬포항~화순~사계~감산리~광평리)

버스에서 내려 북쪽으로 약 2.3km 

 

빈네오름 가는 들머리
2023. 5. 현재 폐가. 이 집 마당을 지나 왼쪽 삼나무 숲에서 탐방로가 시작된다.

환경연구소를 그대로 지나쳐 마을 안으로 더 들어가면 오른쪽에 버섯모양의 집이 보인다.

몇 년 전부터 이 집이 폐가라 이 집 마당에 주차하고 마당을 가로질러 똑바로 가서 삼나무 숲과 마주친 곳에서 왼쪽으로 몸을 돌리면 삼나무사이로 난 길이 보인다. 전에는 희미한 틈새가 지금은 뚜렷한 길이 되었다.

삼나무 사이 통과하면 오른쪽으로 쓰러진 삼나무가 어수선한 삼나무숲이 있는데 그 사이로 위로 올라가는 길 비슷한 게 보인다. 안 보이면 삼나무 숲 사이로 대충 올라서면 된다. 곧장 직진하다 보면 조금 길 다운 오솔길이 보일 것이다. 이제 그 길만 따라가면 잘 가꾼 유택이 나온다. 아마 그 길은 유택 후손들이 벌초하면서 낸 길일 것이다.

 

 

빈네오름 이정표가 되는 유택
빈네오름 이정표가 되는 유택

유택의 산담 끝에서 삼나무 사이로 관목을 헤치고 들어서면 숲에 길이 나 있다. 안 보이면 그냥 짧은 숲이니까 빠져나가면 넓은 억새밭이 나온다. 빈네오름의 서쪽으로 터진 말굽형 굼부리인데 아주 완만하여 굼부리 느낌이 없고 억새 벌판으로만 보일 정도이다.

 

이제 여기에서 진행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오른쪽 삼나무 숲 사이로 해서 정상을 먼저 오를 것인지, 왼쪽 억새밭 가장자리로 해서 굼부리를 통과한 후에 오름 북쪽 능선부터 남쪽 정상까지 타 내려올 것인지를 결정한다.

 

 

빈네오름 한 바퀴 돈 경로
빈네오름 한 바퀴 돈 경로

위 지도는 작년에 내가 한 바퀴 돈 경로. 노란 선으로 시작해서 빨간 선으로 내려왔다.

비고가 93m이니 낮은 오름은 아닌데 굼부리 억새밭까지 일단 오르고 거기서부터 다시 등성이를 오르는 셈이니 능선길은 아주 낮게 느껴진다.

내가 걸은 경로가 지도의 등고선대로 부드럽게 선을 그리며 걷지 못하고 들락날락한 것은 능선에 가시가 많아 도저히 통과할 수 없어 능선 아래를 걷다가 다시 올라서다가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위 지도에서 기존 등산로 따라 내려오다 보니 사유지의 집 뒤꼍을 통과하게 됐는데 마침 영업 중이라 관계자들의 눈치가 보이고 사나운 개가 짖기도 해서 마음이 불편해서 다음에는 내려올 때도 억새밭 옆으로 해서 내려왔다.

 

 

빈네오름 능선에서 바라보는 한대오름과 돌오름
빈네오름 능선에서 바라보는 한대오름과 돌오름

전지가위 준비하여 가시넝쿨을 잘라가면서 겨우 한 발씩 내디뎌가며 정상을 향해 가는 능선길에서 찍은 한대오름과 돌오름이 보이는 풍경.

많은 오르미들이 다니는 오름이 아니라서 북과 남의 봉우리를 잇는 능선은 상산, 찔레 등 관목과 가시덩굴이 차지하여 여름에는 엄두를 못 낼 곳이고 겨울에서 봄에나 올라야 할 오름이다.

 

오름 능선을 타지 않고 능선 안쪽 소나무 숲을 걸으면 풀밭 사이로 고즈넉한 삼나무 오솔길이라 굳이 험한 능선을 탈 것 없이 이쁜 산길 걷고 정상 아래에서 잠깐 올라서 정상 찍고 내려오는 것이 좋지만 이런 시원한 풍경을 보고 싶으면 능선에 올라서야 제대로 볼 수 있기는 하다.

 

 

빈네오름의 정상부
빈네오름의 정상 있는 남쪽 봉우리

나인브리지 CC 쪽에서 본 빈네오름의 정상부인 남쪽 봉우리 남사면.

가파른 데다 숲이 우거져 있어 접근하기 힘들다. 그래도 대담한 사람들은 일본군 진지가 있었던 굴까지 가기도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찜찜해서 안 가 봤다.

정상인 남쪽 봉우리에 작은 방만한 크기의 굴이 바위에 의지하여 파여 있다. 언뜻 보기엔 궤 같기도 하나 일본군 포대가 있었던 곳이라 한다. (중략)
정상부의 동쪽에는 바위들이 마치 성벽처럼 10미터가량 늘어서 있고 그 아래 중턱부터는 기슭까지 급경사의 숲이 우거져 있다. (중략)
남쪽 기슭을 끼고 내려가는 얕은 골짜기는 바위가 드러나고 더러 흙으로 메워져 잡초가 무성한데 이 보잘것없는 마른 내가 안덕계곡의 상류이다.(중략)
동사면 아래쪽 숲 속 벼랑진 곳에는 오름 옆구리를 뚫고 들어간 굴이 서너 개 아가리를 벌리고 있다. 이 역시 일본군이 단말마의 몸부림 속에 남기고 간 상처들이다. 
(김종철 저 [오름나그네]2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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