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로 일할 때는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전지가위에 베이기도 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신경 안 쓰고 지냈는데 맨발 걷기 하면서는 걱정이 생겼다. 맨발로 걷다가 가시 찔리면? 유리나 철 제품에 다치면 파상풍 걸린다는데? 그것이 나만이 아니라 주변의 맨발 걷기 초보자들이 하는 가장 큰 걱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작년에 전지가위에 손가락 베인 언니와 말벌에 쏘인 형부가 그날 바로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말을 듣고 어디에서 맞았고 비용은 얼마인지를 물어봤다.
계절 농부인데다 맨발 걷기를 자주 하는 내게 꼭 필요한 예방 접종이라 파상풍과 예방, 증상, 백신 등에 대해 궁금한 것을 검색해 봤다.
이 글의 의학적인 내용은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정보를 인용한 것이다.
파상풍은 무엇이고 어쩌다 걸리나요?
파상풍 하면 생각나는 것, '시인 릴케가 장미 가시에 찔려 결국 파상풍으로 죽었다'는 낭만적인 시인의 죽음으로 기억하나 사실은 파상풍균에 감염되어 패혈증으로 이어진 것이 직접적인 사인이었다고 한다.
우리는 파상풍에 대해 정확히 모르지만 일상생활에서 칼이나 녹슨 못 등 철 제품에 다쳤을 때 제일 먼저 '혹시 파상풍 걸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시나 칼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상처든 모든 상처는 파상풍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포스팅하면서 알게 됐다. 맨발 걷기 하면서 발에 생긴 어떤 상처도 파상풍균에 감염될 수 있다는 말이다.
파상풍은 상처 부위에서 자란 파상풍균이 만들어 내는 신경 독소가 신경세포에 작용하여 몸이 쑤시고 아프며 근육수축이 나타나는 감염성 질환으로 파상풍균이 생산한 신경 독소에 의해 발생한다. 파상풍균은 주로 흙에서 발견되며, 동물의 위장관에도 정상적으로 존재하는데 이 경우에는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흙이나 동물의 분변에 있던 파상풍균의 포자가 상처 부위를 통해 들어오는데, 상처에 괴사 조직(죽은 세포로 이루어진 덩어리)이 있거나 나무 조각, 모래 등의 이물질이 남아 있으면 파상풍균이 번식하기 쉽다.
외관상 뚜렷하지 않은 작은 상처를 통해서도 균이 들어올 수 있고, 화상을 입거나 비위생적인 수술과 같은 외과적 조작을 통해서도 균이 침입할 수 있으며 동물에 물려서 감염되기도 한다.
파상풍에 걸리면 증상은?
파상풍균의 잠복기는 3일~21일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이 다양하지만 대부분 14일 이내에 발병한다. 잠복기가 짧을수록 병의 경과가 좋지 않다. 초기에는 상처 부위에 국한된 근육 수축이 나타난다.
◆ 이후 상처뿐만 아니라 주로 목과 턱, 얼굴 등의 근육의 수축이 먼저 나타나고 차츰 심해져서 입을 열지 못하거나 삼키지 못하는 등의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 그러다 몸통의 근육 수축으로 진행한다. 근육이 경련을 일으킬 때마다 상처 부위에 더 강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 전신에 걸친 경련은 파상풍 발병 후 1~4일 후에 나타나며 38 º 이상의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파상풍 증상에 따른 진단과 검사는?
파상풍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감염내과에서 검사를 받아 즉각적인 조치를 받아야 한다. 검사 방법은 파상풍 초기 증상을 확인하고 파상풍 백신 접종 여부와 접종 기간 등을 확인하여 신체검사와 혈액 검사를 통해 파상풍 감염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신체검사는 근전도 검사(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기록하는 검사)를 통해 근육의 수축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파상풍 치료 방법과 경과는?
우선은 파상풍 면역 글로불린이나 과민 반응 검사 후 항독소를 정맥 주사하여 독소를 중화한 후, 항생제를 투여한다. 이후 한 동안은 상처를 철저히 소독하고 괴사조직을 제거하며, 근육 이완제 투여, 호흡관리 등의 적절한 증상 완화치료가 필요하다. 파상풍에 걸리더라도 독소의 양이 작아 면역이 적절히 생기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와 동시에 예방 접종을 한다.
적절한 치료가 시작되면 경련은 10~14일 후 호전되기 시작하여 1~2주가 지나면 사라지지만, 근육 수축이나 근력 저하 등 모든 증상이 회복되는 데에는 1~2개월 혹은 그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사망률은 10~90% 정도로 다양하며, 유아나 고령자의 경우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파상풍 예방법, 성인의 예방 백신은 언제 받나요?
모든 상처는 파상풍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비누를 사용하여 깨끗한 물로 세척한 후 소독약으로 소독하고, 깨끗한 반창고나 붕대 등을 사용하여 상처를 보호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를 출산하면 생후 2개월부터 12세까지 총 5회에 걸쳐 DTP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예방 백신을 접종하기 때문에 어린이는 크게 우려할 것이 없는데 성인이 된 이후에는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10년에 한 번씩 성인용 TD(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신으로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항생제는 균을 죽일 수는 있지만 파상풍은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항생제 투여가 예방책은 아니다.
성인 파상풍 예방접종은 어디에서 하고 그 비용은?
현재 파상풍 백신 접종이 가능한 보건소는 소아·유아 대상 DTP접종만 하는데 지자체에 따라 농어민이나 지역민을 대상으로 실비로 접종하는 곳도 있으니 지역 보건소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다.
성인은 일반 의원(내과)에서 접종하면 된다.
예방을 목적으로 한 접종 가격은 병원은 3~5만 원이 보통이고 보건소는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11,000원 ~19,400원 정도 한다.
사고로 인한 치료 목적이면 실비가 적용된다.
파상풍 예방접종 후 부작용은?
아이들은 DTP 접종 후 접종 부위가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거나 가렵기도 하지만 이 정도는 흔하게 일어날 수 부작용이다. 성인들은 별다른 부작용은 없지만 간혹 개인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은 접종 부위가 통증과 함께 부을 수 있고 간혹 두통, 발열감, 근육통, 피로를 느낄 수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수 있다.
아주 드물게는 두드러기와 구토, 심한 경우 호흡곤란 증상도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응급처치를 받아야 할 것이다.
파상풍 무서워 맨발 걷기 포기한다고요?
한국 사람 대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DTP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면역력이 있어 20세까지는 걱정할 건 없고 성인 이후 백신을 안 맞았다면 지금이라도 가까운 동네 내과에 가서 파상풍 백신을 맞으면 된다.
10년에 한 번 3만 원이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므로 미리 겁먹고 피할 것이 아니다.
3만 원이면 10년 동안 안심하고 맨발 걷기 해도 되니 흙길만 보면 신발 벗어던지고 걸어보자.
나를 자유롭게 하는 내 발에게도 자유와 신선한 흙의 기운을 선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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