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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산책

배추꽃, 유채꽃, 갓꽃, 무꽃, 갯무꽃 구별해 볼까요?

by 오늘도 소풍 2025. 4. 5.

제주는 봄꽃이 한창입니다. 일찍 핀 벚꽃은 벌써 지기 시작하더군요.
특별한 장소를 찾지 않아도 주행하면서, 산책하면서 먼발치로 볼 수 있는 들판의 채소 꽃들도 한창이죠.
제주 하면 떠오르는 노란 꽃, 유채가 가장 많이 보이지만 노란 꽃 중엔 갓꽃, 배추꽃도 있어요.

흰꽃은 무꽃과 갯무꽃이구요.

모두 배추과의 채소로 크기도 모양도 4장의 꽃잎 구조도 비슷해서 노란 꽃은 모두 유채꽃으로 통하고 있죠.

마침 집 주변에 여러 채소 꽃들이 보이길래 담았답니다.

각각의 꽃들을 간단하게 소개해볼게요.

 

꽃 보기 쉽지 않은 노란 배추꽃

 

배추꽃
배추꽃 (25.4.2 서귀포)

배추꽃은 못 본 분들이 많을 거예요.

꽃 피기 전 뽑아 김장해야 하니까요.^^

아래쪽 잎을 보지 않으면 유채꽃과 구별하기 쉽지 않죠.

뿌리에 가까운 잎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배춧잎이 달려 있으니까요.

 

 

 

배추꽃
배추꽃

잎을 안 보면 유채꽃이라고 하겠죠?

위쪽 줄기에 달린 잎은 어린 배춧잎 모양에 잎자루가 있어요. 유채는 잎자루가 없고요.

 

봄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유채꽃

 

유채꽃
유채꽃 (25.4.2. 서귀포)

유채꽃은 배추보다 잎도 작지만 무엇보다 잎자루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잎자루 없이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는 게 보이시죠?

 

제주의 봄은 유채꽃으로 시작된다고 하죠.

눈 내리는 1월에 노랗게 피어 있는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은 사람들은 그 풍경을 잊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제주에는 1월과 2월의 추위에도 꽃을 피우는 품종을 키우기 위해 애쓰죠. 제주만의 관광 상품이니까요.

한겨울에 보는 유채꽃은 사실 유채가 아니라 배추와 교배종이라고 해요.

풍성한 꽃을 보기 위해 품종 개량하고 가꾸는 그 노고를 생각해서 "유료" 사진 찍는 것,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유채꽃

4월이면 유채꽃이 질 시기라 열매 맺은 것이 많이 보이네요.

유채꽃은 배추나 갓보다 꽃이 크고 풍성하답니다.

 

 

잎이 무와 배추 중간 모양인 갓꽃

 

꽃 피기 전의 갓
꽃 피기 전의 갓(좌)과 꽃 핀 갓(우)

 

갓 종류에는 푸른 잎의 청갓과 붉은 잎의 적갓이 있는데 제주에는 야생갓이 많이 있어요. 야생갓도 잎과 꽃이 재배 갓과 같지만 향이 더 강하고 대부분 왼쪽 갓처럼 크게 자랍니다.

이른 봄 관광지에는 꽃을 보기 위해 갓 종류를 심기도 하죠. 갓이 일찍 피고 추위에도 강한가 봅니다. 

갓 잎은 얼핏 보면 무잎 비슷하기도 하고 배춧잎처럼 넓적한 것도 보여서 저도 아래 뿌리잎까지 살펴봐야 갓이구나, 할 때가 있어요. 

위 사진에서 보듯이 잎이 좀 크죠?

잎자루가 있어 유채와는 구별이 되기는 하지만 꽃 필 때는 멀리서 보면 유채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줄기가 짙은 청록색이나 적갈색으로 유채보다 짙은 것 같습니다.

 

 

채종밭에서나 볼 수 있는 순백의 무꽃

 

무꽃
무꽃 (25.4.2 서귀포)

 

3월~4월 제주 여행 중에 밭 가득 하얗게 핀 꽃이 보이면 그건 무밭입니다. 감자꽃도 하얗게 피지만 감자는 키가 낮고 꽃이 듬성하게 피어요.

무꽃을 피운 밭은 씨앗을 받기 위해 꽃을 가꾼 채종밭입니다.

어쩌면, 무 값이 너무 헐어서 수확하지 않고 버린 무가 꽃 피운 밭일 수도 있어요.

 

 

 

무꽃
무꽃

무 잎사귀가 달려 있으니 잎만 보면 바로 알 수 있겠죠?

무꽃 역시 배추꽃처럼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아니죠.

예전에는 밭 한편에 배추나 무를 몇 뿌리씩 꽃 피워서 씨앗을 받아 농사를 지었는데 지금은 종자회사에서 씨앗을 사서 뿌리기 때문에 일반 농가에서는 채종 할 필요가 없어 꽃이 귀할 거예요.

 

 

흰꽃과 연보라꽃의 물결로 손짓하는 갯무꽃

 

중문 컨벤션 옆 공한지의 갯무꽃
서귀포 공한지에 가득 핀 갯무꽃(2024.3.22)

 

갯무는 제주도에 아주 흔한 꽃입니다. 바닷가뿐만 아니라 목초지나 공한지, 낮은 오름에도 하천가에도 자라는 야생 무예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스스템에는 전국에 자생하고 있다고 하는데 꽃무리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마 남부도서 지역인 것 같아요.

갯무꽃 색상은 흰색, 연보라, 연자주, 진홍까지 다양한 색상이 있는데 위 사진처럼 멀리서 보면 거의 흰색에 가깝게 보여요. 갯무 뿌리를 캐 보면 어떤 것은 제법 굵은 것도 있기는 하나 대부분 가늘고 길게 자라는 데 딱딱해서 맛이 없어요. 저는 김장할 때 바닷가에 가서 갯무 잎을 따와서 갓 대신하기도 해요. 향이 좀 강하거든요.

 

 

성읍 목초지에 핀 갯무꽃
목초지에 가득 핀 갯무꽃(2021. 4.7)

 

위 사진들은 중문 컨벤션센터 옆의 공한지에 핀 갯무꽃과 성읍 목초지에 핀 갯무꽃입니다. 중문은 일부러 심은 것은 아니고 빈 땅으로 몇 년 묵히니 갯무가 자리 잡은 거예요. 

성읍의 목초지는 갯무 전초를 수확해서 목초로 이용한다고 해요. 

정말 아름답죠?

4월에 제주 놀러 오시면 꼭 갯무밭 보러 가세요.

바람에 살랑거리는 연보랏빛 물결을 보면 가슴이 설렐 거예요.

 

 

**4월에 들어섰는데도 추위는 여전하네요.

일찍 핀 벚꽃은 꽃잎 날리는데 추위 때문인지 봄 기분이 나지 않아 유채꽃도 갯무꽃도 보러 갈 마음이 안 드네요.

전에 찍은 사진들로 봄소식 대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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